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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우당정권이 충청권 행정수도이전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선과 총선에서 수도이전건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더니 그 맛을 영영 잊지 못하겠는지 급변하는 수도이전반대여론은 아랑곳하지 않고 특유의 추진력을 발휘하면서 수도이전작업을 일사천리로 진행하고 있다. 이전대상기관을 입법, 사법, 행정의 거의 전기관으로 확대한다고 말하지를 않나 무엇에 쫒기기라도 하는 듯 수도이전 후보지를 앞당겨 발표하지를 않나 참으로 가관이라 아니할 수 없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지난 2월경 60%를 웃돌던 수도이전찬성여론이 40% 아래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특히 수도이전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라 할 수 있는 2000만 수도권주민들의 반대여론은 60%를 웃돌고 찬성여론은 3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헌데, 어떻게 수도이전이 가능할지 노정권의 장래가 걱정될 뿐이다.
15일 대통령 노무현씨는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의 진퇴를 건다는 각오로 국민을 설득하고 국민적 합의를 되살려 나가 주기 바란다"라고 하여 수도이전반대여론에 쐐기를 박는 발언을 하였다. 이제 국민들이 수도이전반대하면 물러나겠다는 소리인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노무현씨가 대통령직에 복귀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4.15총선에서 열우당이 승리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 그 승리의 원동력 중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최근 언론학회의 발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언론(특히 방송)의 공정치 못한 보도로 인해 국민들이 탄핵문제에 대한 혜안을 잃었기 때문임은 부정할 사람이 많지 않을 줄 안다. 그러한 오도된 여론에 의해 대통령직에 복귀한 대통령으로서 수도이전과 같은 막중국사를 충분한 여론수렴과정도 거치지 않고 자신들에게 정치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하여 막무가내로 처리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다시 대통령과 열우당에 대한 지지율이 폭락하고 있으니 국면전환을 위해 정부의 진퇴를 건다는 말일까.
열우당정권의 정치적 이해득실과는 무관하게 충청권행정수도이전론에는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 그 문제점을 하나하나 검토해보도록 하자.
1. 충청권수도이전은 소외지역을 더욱 소외시킬 뿐이다.
아래 통계를 보자.
- 경부축의 인구비중 : 43.8%(1960년) ⇒ 73.3%(1995년)
- 경부축의 제조업체수 비중 : 56%(1960년) ⇒ 80%(1995년)
※ 1960∼1995년중 경부축에서 약 2,200만명의 인구 증가
- 영남지역의 인구비중 : 32.1%(1960년) → 28.6%(1995년)
- 호남지역의 인구비중 : 23.8%(1960년) → 11.7%(1995년)
- 강원지역의 인구비중 : 6.5%(1960년) → 3.3%(1995년)
- 충청지역의 인구비중 : 15.6%(1960년) → 10%(1995년)
충청권수도이전을 추진하는 사람들은 수도권과밀문제만을 언급할뿐 경부축(서울-부산축) 집중문제는 외면하고 있다. 1995년 현재 경부축 인구집중도가 73.3%에 이르고 제조업체 비중은 80%이다. 그럼에도 또다시 경부축의 중간지대인 충청도의 어느 지역에 행정수도를 이전하게 되면 경부축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은 어떠하겠는가. 예를 들어 전라도 전지역, 강원도 전지역, 경상북도 안동, 봉화, 울진 등 동북부, 경상남도 함양, 산청, 거창 등 서부지역 등은 현재보다도 더욱 저개발 상태로 소외되지 않겠는가.
위의 통계자료에서도 알 수 있듯이 1960년 이후 경제개발과정 속에서 충청도 역시 경상도에 비해서는 상대적 저개발 상태에 있었으므로 한국전체인구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감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충청도는 강원도와 전라도에 비해서는 양반이다. 전라도와 강원도는 절반(50%)의 식구들을 (먹을 것이 없어) 외지로 내보냈지만 충청도가 내보낸 비중은 25%에 불과하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행정수도이전론자들이 주장하는대로 수도이전의 필요성이 국토의 균형발전과 지방화를 위한 것이라면 차리라 전라도나 강원도로 수도를 이전하는 것이 오히려 타당한 주장일 것이다. 만일 그들이 지금 하고자 하는 대로 충청도로 수도를 옮기게 되면 여태까지 가장 소외받았던 지역은 더욱 소외당할 위험이 너무나도 농후하다.
2. 수도이전의 부담은 고스란히 강북서민들이 떠안게 될 것이다.
수도이전의 경제적 의미는 부의 이동이다. 수도권주민들이 가지고 있던 상당액의 재산가치가 충청도의 어느 지역으로 이전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 수도권 거주 주민들 중 누구의 부가 충청도로 이전되는 것일까. 강남부자(서울 강남, 송파, 서초, 강동, 여의도, 목동, 경기도, 과천, 분당 등 범강남권)들의 것일까, 아니면 강북서민(서울 강북, 도봉, 성북, 동대문, 노원, 구로, 금천, 인천, 의정부, 안산, 부천 등 범강북권)들의 것일까.
최근 정부는 현재 정부종합청사가 있는 경기도 과천시를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주택거래신고지역지정은 주택, 특히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는 지역에 대해 행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주택거래를 위축시켜 집값안정을 기하고저 하는 정책이다. 현재 신고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으로는 서울의 강남, 송파, 강동, 용산, 과천, 분당 등이다. 여기서 특이할만한 점은 열우당정권의 수도이전정책으로 가장 타격을 받아야될 과천 집값이 급등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과천시의 집값 급등은 수도이전이 있게 되면 과천시의 주거환경이 더욱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것이 아닐까. 지금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라는 과천이 더욱 좋아질 것이란 말이다. 범강남권의 다른 지역도 거기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정부에서 발표한대로 행정수도이전후 서울이 금융비지니스의 중심으로 된다면 현재도 그와 유사한 기능을 하고 있는 지역인 강남, 여의도 지역은 더욱 발전할 것이며 범강북권은 수도이전으로 인한 공백의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다. 수도이전지역민들의 자산가치 증가분은 현재 평당가격이 강남주택의 1/3-1/4에 불과한 강북서민들의 집값 하락으로 전이될 것임이 자명하고 이것은 수도권 범강북권-범강남권을 더욱 양극화시켜 강북-강남 갈등현상이 더욱 첨예화될 것이다.
3. 충청권행정수도이전은 통일협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패를 버리는 것이다.
10년, 20년, 아니 30년 후에 갈라진 한반도가 하나되는 날이 온다면 통일수도는 남측이 북측에 제시할 수 있는 중요한 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외양은 어떨지 모르나 통일의 실체적 모습은 남북간의 경제력 격차로 인해 북한의 경제가 남한으로 편입되는 방식이 될 확률이 높다. 말하자면 사실상의 흡수통일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독일의 통일과정에서 서독이 수도 본을 포기하고 통일독일의 수도를 동독지역(물론, 분단시에도 베를린 자체도 동서로 갈라졌었기는 하지만)의 베를린으로 정했던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동과정이 사실상 서독에 의한 동독의 흡수통일이었지만 통일독일의 수도가 베를린으로 결정되었기에 이를 통해 구동독주민들은 상당한 심적 위안을 받았을 것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만일 통일과정이 북한이 사실상 남측에 흡수되는 방식으로 된다면 그때 남측은 북측에 무엇을 줄 수 있을까. 바로 수도는 북측지역 예를 들어 개성이나 평양으로 하기로 한다면 북한동포들이 느끼게 될 박탈감이 상당폭 완화될 수 있지 않을까. 또 통일후 남북 양지역주민들간의 갈등을 치유하는데도 수도카드는 크게 기여할 것이구 말이다. 더군다나 통일한국의 수도를 북측지역으로 정한다면 비용면에서도 매우 유리하다. 북한지역의 땅은 국유지이므로 토지보상비를 지불할 필요가 없기에 그렇다.
헌데, 덜컥 행정수도를 충청권으로 이전하게 되면 우리는 통일협상에서 북측에 무엇을 줄 수 있을까.
4. 수도이전비용문제
노무현씨는 대통령선거과정에서 수도이전비용으로 4조-6조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행정수도이전기획단에서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것만으로도 45조원이란다. 수도이전을 추진하는 측에서는 긍정적인 면만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므로 그들이 발표한 액수조차 대폭 축소시켰을 것임은 과거 국책사업의 예로부터 쉽게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경부고속전철추진당시 추진론자들은 건설비용을 4조원이라고 했으나 현재 서울-대구까지만 완공된 시점에서 투입된 비용이 20조원이란다. 그렇다면 수도이전비용도 100조원은 훌쩍 넘기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그 천문학적 액수의 이전비용은 어디서 조달한다는 말인가. 노무현씨가 댈 것인가 아니면 열우당의 아무개 의원들이 댄다는 말인가.
만일 수도이전비용이 100조원이라면 그 돈을 소외지역인 강원도, 전라도, 충청도, 제주도 등에 지원해주는 것이 국토균형발전을 위해서도 좋고 효율적인 일일 것이다. 20조원 이상의 천문학적 자금이 그들 지역에 지원되는 것이기에 소외지역 발전의 획기적인 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참고로, 전라북도의 2003년도 1년예산총액이 고작 1조 4천억원(이중 상당부분은 인건비)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20조원이라는 돈의 크기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으리라.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충청도수도이전론의 이면에는 이전론자들이 말하는 긍정적 측면을 훨씬 능가하는 부정적 요소들이 또아리를 틀고 있다. 헌데, 수도이전문제에 관한 국민적 여론수렴절차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정권의 이익을 위해 그걸 밀어붙인다고. 그건 안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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